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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마리아 은둔소 피정 후기
이 보나   2017-02-10 1261

 

광야......

예수님께서는 40일간 광야에서 생활하셨는데

나는 은수자 공동체 광야에서 89일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렀다.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나고 싶었고

예수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던 요한처럼

나도 예수님 가슴에 기대어 내 영혼이 쉬고 싶었는데

주님께서는 이곳으로 불러내시어

나의 깊은 내면까지 함께 하시며 만나주셨다.

 

내가 89일 동안 지냈던 은둔소 방

은수자......

오로지 하느님과 함께하고자

오로지 하느님만 사랑하고자

척박한 광야에서 지냈던 은수자들을 가끔은 동경하였다.

 

나는 이 광야에서 은수자처럼 오로지 하느님과 대화하고

하느님과 생각하고

하느님만 사랑하고 싶다.

 

.

.

 

그러나 세상 애착심에 물든 나는 오롯이 하느님 안에 머문다는 게

그리 쉽지 않음을 느꼈다.

예수님께서는 단식하시고 이불도 없었을 것이고.

그런데 나는 세끼 꼬박꼬박 잘 챙겨주는 밥을 먹고

따뜻한 잠자리에......

배고픔과 추위에 떨며 오로지 하느님과 하나되기 위해 기도하셨을 예수님이 생각나

가슴 한 켠이 저려 왔었다.

 

말씀 묵상 안에서 예수님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말씀 안에 살아계시며

나를 만나주시는 예수님을 만났다.

 

침묵하며 예수님만 만나고자 시간을 보내는 여정 속에서

나병 환자처럼 뭉개진 나의 영혼을 보게 되었다.

세상 욕망과 애착으로 병든 나의 영혼......

이기적인 사랑으로 내 마음 깊은 곳에는 기쁨이 없었고

이웃에게 하느님 사랑을 못했던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며

통회의 눈물이 났었다.

 

성모님처럼 티없이 깨끗하길 원하시는 예수님의

간절한 마음도 느끼게 되었다.

 

신부님과의 면담과 고해시간을 통해

내 안에 있는 어둠들이 빠져나가고

그 시간 안에 신부님이 아닌 예수님이 계셨다.

어둠이 나가고나니 성모님과 나를 돌보아주시는 성인과

나의 수호천사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신기했었다.

!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여기에는 성인들도 함께 생활하시고 많은 천사들이 왔다 갔다 하는구나......

기쁨이 차올랐다. 이곳에 내가 함께 있다는 것이.

초대 교회 신자들처럼 끊이없이 회개하고 예수님만 바라보고 예수님께 마음을 드려

복음 말씀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이곳에

하느님의 사랑이, 하느님의 영이 감싸있음을 느낀다.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알처럼 많은 영혼들 구원을 위해

기도하시는 신부님과 수사님, 수녀님들이 바로 이 시대의 성인 성녀들임을......

 

 

주님께서는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피정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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