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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와 비운 자의 생명
공동체   2017-04-10 548

 

가진 자와 비운 자의 생명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르 10,17-27)

 

 

마르코 복음(10, 17-27)에 나오는 부자청년은 예수님께서 보시기에도 훌륭하고 사랑스러운, 잘 성장한 사람입니다. 그는 율법 모두를 잘 지키고 흠잡을 데 없이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 율법학자들, 바리사이들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율법을 통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율법을 잘 지킴으로써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자기 공로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스라엘 청년에게 예수님께서는 부족한 것이 있다고 하시며,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권고하십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소유물을 가지고 생명을 유지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 생명은 부자청년이 얻고자 하는 영원한 생명과는 다른 생명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자청년은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을 청한 것입니다. 부자청년은 구약의 율법을 충실하게 산다고 해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았기에 영원한 생명을 얻고 싶은 열망이 있어서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럼, 아브라함, 모세, 사무엘을 비롯한 예레미아, 엘리야, 다니엘, 이사야 등 구약의 훌륭한 하느님의 사람들이 죽은 다음에 즉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님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으로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신 예수님, 우리를 부활시키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도록 이끌어주는 십자가의 사랑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예수님 이전에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부자청년에게도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부족했습니다. 부자청년은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르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영원한 생명만 얻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가진 모든 것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며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여러 번 말씀하시는 것처럼 예수님 외에는 다른 어떤 것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예수님만을 마음에 모시고 살아야 하는데 이것이 부자 청년에게는 부족했던 것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많은 것을 소유하고 그것으로 생명을 유지하며 살았는데, 이 생명은 아직 영원한 생명이라고 할 수 없는 육체적인 생명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무소유가 되어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진 것을 다 팔아야 합니다. 그래서 빈털터리가 되면 예수님께 온전히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수님만이 나의 전부가 되는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우리가 무소유가 되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을 다 버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영원한 생명까지 다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것도 잠깐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준다는 것을 영원히 빈털터리로 사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행위는 예수님을 나의 모든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취해야 할 태도입니다. 그 다음에는 예수님 안에서 백 배를 얻게 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마태 19, 27)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자기 옥좌에 앉게 되는 새 세상이 오면, 나를 따른 너희도 열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 그리고 내 이름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모두 백 배로 받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도 받을 것이다."(마태 19, 28-29) 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부자청년은 지혜가 부족해서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합니다. 고개를 떨구고 슬픔에 가득 차서 예수님을 떠납니다. 이것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부자청년은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부름을 받지 못한 평신도이기에 가진 것을 팔아서 가난 사람에게 나누어 주지 못했다. 이 삶은 성직자나 수도자들의 삶이고 평신도는 소유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닙니다. 평신도든, 수도자든, 성직자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이 어둔밤이나 가르멜 산길에서 말하는 것처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모든 욕구를 내려놓고 예수님의 뜻 하나로 채우는 것입니다. 그래야 하느님과 하나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평신도라도 가장 먼저 취해야 할 태도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이 나의 삶의 첫째이고, 예수님이 나의 모든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평신도가 가진 것을 다 팔면 어떻게 가정을 꾸리고, 사업을 해나갈 수 있을까요?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합니다. 여기에서 가진 것을 다 판다는 것은 안토니오 성인처럼 실제로 가진 재산을 모두 다 판다는 의미도 있지만,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하느님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하느님의 뜻과 교회의 가르침대로 그것을 사용한다는 뜻도 있습니다. 이기적으로 자기를 위해서만 가진 것을 사용한다면 가진 것을 팔지 않은 사람이고,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하느님 뜻대로, 교회 가르침대로 사용한다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 것이라고 생각해서, 언제라도 하느님께 내놓을 마음으로 살기 때문에 가진 것을 다 판 사람과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성직자, 수도자들은 가진 것을 다 팔아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가진 것을 다 팔아, 예수님만을 따르며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살까요? 만일 수도자, 성직자들이 그렇지 않다면 큰 문제가 됩니다. 이들이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개인적인 욕구 충족을 하거나 그것을 간절히 바라며 산다면 아무리 수도자, 성직자라고 해도 가진 것을 다 판 사람도 아니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나는 가진 것을 다 팔아 예수님의 뜻만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제자들이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깜짝 놀라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겠는가?’ 하고 묻습니다. 이것은 가진 것을 다 팔아 예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도 가진 것을 다 팔아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을 직면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우리에게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10,27)고 말씀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능력으로만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하느님을 믿고 우리는 가진 것을 다 내놓아야 합니다.

 

진심으로 예수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나의 외딴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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